갤러리 기체는 이병호 작가의 개인전 ‘Le Vide 空의 영역’전을 11월 10일부터 12월 10일까지 개최한다. 1958년 파리 한 화랑의 텅 빈 전시장에 커다란 캐비닛을 놓아두고,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고자 함으로써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브 클라인(Yves Klein)의 전시는 그의 작업 초기 핵심적인 모티브의 하나였다. 미술계에 작가의 존재를 알린 이른바 실리콘 작품들 역시 그런 연장선에서 기계 장치를 이용해 공기를 특정 형상 안에 가두고 수축과 팽창을 반복시킴으로써 공기 자체, 시간성 등을 시각화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한 편으로 작가에게 기계장치 등에 의존함으로써 물리적 표피, 즉 물질을 전제하지 않고는 보여질 수 없음을 자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는 작가 스스로 작업의 출발점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여기서의 출발점이란 바로 보이지 않는 영역을 조각적 언어로 환기시키고자 하는 그의 작가적 화두를 일컫는다.
이번 전시 ‘Le Vide 空의 영역’에서 작가는 박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죽을 씌우기 전까지의 단계에서 이뤄지는 조형적 방식에 주목한다. 그 과정의 핵심은 복제 생산된 단일 형태를 바탕으로 무한한 가짓수의 형태들로 변형하는 것에 있다. 가죽이 없는, 겉이 사라진 대체물을 제작하려 함은, 겉모습이라는 표상의 틀을 벗어나 존재하는 비정형의 그 무엇을 조각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작가적 의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는 마무리로 껍데기를 씌우기 직전까지의 박제더미 제작방식을 따르고 있는 이른바 완성이 결여된 ‘과정으로서의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작품들이 완성이 유보된 현재진행으로 제시됨으로써 결국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무한한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말이 성립되지 않는 형용모순(Oxymoron)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무모해 보이는 시도들은 그야말로 실패를 위한 실패에 가깝다. 작가는 이런 자발적 좌절의 과정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형상이 없는 무형의, 고정되지 않는 진행형의 ‘조각적 포착’은 가능한가?”라는 하나의 작가적 질문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 ‘Le Vide 空의 영역’에서 작가는 박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죽을 씌우기 전까지의 단계에서 이뤄지는 조형적 방식에 주목한다. 그 과정의 핵심은 복제 생산된 단일 형태를 바탕으로 무한한 가짓수의 형태들로 변형하는 것에 있다. 가죽이 없는, 겉이 사라진 대체물을 제작하려 함은, 겉모습이라는 표상의 틀을 벗어나 존재하는 비정형의 그 무엇을 조각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작가적 의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는 마무리로 껍데기를 씌우기 직전까지의 박제더미 제작방식을 따르고 있는 이른바 완성이 결여된 ‘과정으로서의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작품들이 완성이 유보된 현재진행으로 제시됨으로써 결국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무한한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말이 성립되지 않는 형용모순(Oxymoron)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무모해 보이는 시도들은 그야말로 실패를 위한 실패에 가깝다. 작가는 이런 자발적 좌절의 과정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형상이 없는 무형의, 고정되지 않는 진행형의 ‘조각적 포착’은 가능한가?”라는 하나의 작가적 질문을 공유하고자 한다.